29. 신라 지증왕은 진짜 ‘대물’이었을까
29. 신라 지증왕은 진짜 ‘대물’이었을까
  • 미디어붓
  • 승인 2019.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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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창리.
울산 남창리.

‘물건’하면 ‘남자의 물건’을 상징하기도 한다. 옛날일이지만, 남자애들은 종종 ‘소변싸움’을 하곤 했다. 일렬로 쭉 서서 바지를 까고는 누구 소변줄기가 멀리 나가는지 경쟁을 한 것이다. 모두들 헤벌쭉하게 웃으면서 방광에 용을 썼다. 시합이 있는 날엔 오줌을 잔뜩 참는 아이도 있었다. 이럴 때 간혹 ‘물건’을 훔쳐보며 크기를 가늠하기도 했다. 일부 여자애들의 경우엔 ‘폭포소리’ 시합을 했다. 누가 세차게 내리쏟는지 가리는 거였는데 참았던 분노를 폭발시키듯 일을 봤다. 결국 남자애들은 거리, 여자애들은 소리싸움이었다.

‘남자는 그저 처자식 안 굶기고 밤일만 잘하면 된다’는 말이 있다. 웬만한 것은 감수할 수 있지만 ‘밥’과 ‘밤’이 시원찮으면 용서가 안 된다는 얘기다. 남자의 ‘쓸모’ 중 절반이 ‘밤일’이라면 심대한 문제다. 부부싸움 할 때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라는 아내의 볼멘소리를 듣는다면 게임은 끝이다. 남자의 판정패다.

그런데 변강쇠의 원본이라 할 수 있는 <가루지기타령>을 보면 크기가 크다거나 테크닉이 뛰어나다거나 하는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물건이 컸을 것이고 그래야 더 어울린다고 보는 건 우리의 생각일 뿐이다.

흔히 잘 생긴 아이를 보거나 대단한 일을 한 젊은이를 보면 ‘그 놈 참 물건이다’란 말을 한다. 기막힐 정도로 감탄사를 자아내는 제품을 보더라도, ‘그것 참 물건’이라고 표현한다. 왜소 콤플렉스가 있는 이들은 ‘애물’이 되지 않기 위해 ‘대물’을 꿈꾸는데, 거기서 ‘남자의 물건’ 값이 매겨진다. 대체로 ‘크다, 작다’라는 형용사와 ‘빠르다, 느리다’라는 형용사가 양립한다. 크기는 큰데 빨라도 퇴짜고, 작은데 빠르기까지 하면 끝장이다. 이 물건 값은 대부분 크기로 흥정이 붙여지고 지루(delayed ejaculation)와 조루(早漏) 사이에서 격렬하게 산화한다. 어찌됐든 남자의 ‘밤’은 이래저래 손해가 크다.

남성 ‘대물’에 대한 최초의 역사적 문헌은 <삼국유사(三國遺事>다. 그 중 재미있는 대목 중의 하나가 신라 지증왕에 대한 이야기다. 지증왕은 성기의 길이가 1자5치(45㎝)나 되고 음경이 너무 커 그에 맞는 신붓감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신하들이 신붓감을 찾아 각 지방을 돌아다닌 끝에 키가 7자5치(220㎝)가 되는 부인을 얻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증왕은 진짜 ‘대물’이었을까 하는 고약한 상상에 이른다. 그는 신라(新羅)라는 국호를 만들고 왕(王)이란 칭호를 사용토록 한 만큼 대물이라기보다는 보통 사람과는 확연히 다른 특별함이 있었다. 때문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강력한 존재로 표현하기 위해 작의적으로 꾸민 얘기라는 게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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