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사내리'는 남성이 아닌 절이나 산에서 유래
39.'사내리'는 남성이 아닌 절이나 산에서 유래
  • 미디어붓
  • 승인 2019.12.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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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건달길
영덕 건달길

사내리(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는 한창 혈기가 왕성한 남자를 일컫는 말로 ‘사나이’의 준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돈을 못 벌어오거나 ‘밤일’을 못하면 ‘사내구실을 못한다’고 구박받는 천덕꾸러기 별칭이 됐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주색잡기에 능한 놈이 사내란 말로 들릴 수도 있으니 오소독스(Orthodox)한 반전이다. 사내 노릇은 철저하게 ‘착함’에 악센트가 있다. ‘삼식(三食)이’나 ‘두식(二食)이’는 시대의 비애다. 하지만 사람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사는 곳이 다를진대, 모두가 같을 수는 없다. 혈통의 DNA가 다르고 성정이 다르고, 생활방식이 다를진대, 똑같이 살 수도 없다. 사내도 남자이기 이전에 사람이다. 무조건 남성다워야 하고, 무조건 착할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명으로 보는 ‘사내’는 남성성을 지향하면서도 여성성으로 포장돼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사내리’라는 지명을 갖고 있는 곳은 국내에 세 곳이 있다.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과 전북 고창군 성송면, 경남 함안군 가야읍 사내리다. 물론 이들 마을에는 나름대로 남녀노소 성비(性比)를 맞추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자와 지명과는 무관하다.

속리산면 사내리는 지명에서 풍기는 것처럼 속리산국립공원에 위치한 법주사가 있어 사내골, 사내동이라 한데서 사내리(寺內里)라는 명칭이 생겼다. 고창군 성송면의 사내리(沙乃里)는 원래 지형이 새가 숲으로 날아드는 형국이라 하여 새나리 또는 조비리라 불리게 됐다고 한다. 함안군 가야읍 사내리(沙內里)는 마을 뒤에 있는 삼봉산에서 유래됐다고만 전해진다. 다만 과거 가야리, 묘사리와 백사면에 속하여 세 개 마을 중 가장 안쪽에 자리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추정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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