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는 똑똑한 머리가 아닌 '민머리'

2020-02-08     나재필 기자

전라도에 홍어가 있다면, 경상도엔 문어가 있다. 동해에서 두루 잡히는 문어는 유교문화가 강했던 내륙지방인 경북 안동과 영주로 건너와 잔치 및 제사 음식의 귀족으로 대접받았다. 문어(文魚)는 선비들의 지극한 사랑을 받아 ‘글의 생선’이라는 뜻을 가졌다. 일본도 문어(文魚)라고 쓰고 중국에서는 장어(章魚)라고 표기한다. 문장이라고 할 때의 글 장(章)자다.

하지만 문어의 원래 이름은, 생긴 모양이 사람의 민머리(대머리)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때문에 문어가 똑똑해서 글월 문(文)자를 붙였다거나, 배운 사람처럼 머리에 먹물깨나 들어있어 유래했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일본에서도 문어를 먹고 이탈리아 스페인 등 지중해 연안의 국가에서도 문어는 오징어, 낙지와 함께 즐겨 먹는 해산물 중 하나다. 반면 요리천국이라는 중국에는 오히려 문어 요리가 드물고 독일 등 북유럽에서는 문어를 괴물로 여겨 먹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