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말사전]안타깝다

2020-10-17     나재필 기자
복원공사를

조선조 세종 때 경북 청송에 ‘안 탁갑’ 이라는 노처녀가 살았다. 임금님에게만 시집을 가겠노라 고집을 부리던 그녀는 결국 세종의 빈이 돼 세종의 한글 창제와 김종서 장군의 육진개척에 큰 공을 세웠다.

하지만 신하들은 세종이 ‘안탁갑’에게 크게 빠져있자 그녀를 청파동(서울역 인근)으로 내쫓았다. 그런데 임금의 행차 소식을 들은 ‘안 탁갑’은 행차의 길목에서 정성스레 만들어온 미음을 올렸다. 세종은 이 미음을 먹으며 둘의 관계에 대한 상실감 때문에 괴로워했다. 이후 사람들은 몹시 괴로운 일을 나타낼 때 ‘세종과 안 탁갑 사이 같다’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세종과 안 탁갑이의 이야기에서 ‘안타깝다’가 나온 것은 민간 어원설이다.

'안' 은 본디 '마음' 이란 뜻이다. '애가 타고 마음이 갑갑하다'라는 말을 쓸 때 '안쓰럽다'라고 한다. 이 말은 '안 슬프다'로 쓰이기도 하는데 표준어 규정에서는 '안쓰럽다'로 규정하고 있다. '안타깝다' 의 '안' 역시 '마음' 이란 뜻으로, 이 말은 '안'에 '답답하다' 의 옛말인 '답깝다'가 붙은 '안답깝다'가 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