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말사전] 괴발개발
[맛있는 말사전] 괴발개발
  • 나재필 기자
  • 승인 2019.01.0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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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개발새발 ②개발쇠발 ③괴발새발 ④괴발개발. 이들 네 단어는 어형이 아주 유사해 헷갈린다. 보통 우리가 쓰는 말은 개발새발이다. 괴발개발이 맞는데 개발새발도 오랜 투쟁 끝에 표준어로 인정받았다. 어찌됐든 원조 정답은 괴발개발이다. 괴발의 ‘괴’는 고양이를 뜻하는 말이다. 아주 이른 시기에는 고양이라는 단어 대신 ‘고이’나 ‘괴’라는 단어가 쓰였다. ‘개발’의 ‘개’는 ‘犬(견)’의 발(足)’이니 개의 발이라는 뜻이 된다.

결국 괴발개발은 고양이 발과 개의 발, 즉 글씨를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을 이르는 말이다. 고양이와 개는 진 데 마른 데 가리지 않고 이곳저곳 마구 쏘다니는 동물이다. 흙이나 오물이 묻어 있는 발로 마루나 방을 빠대다 보면 어지럽게 발자국이 어지럽게 나게 된다. 이런 모양이 마치 종이 위에 아무렇게나 쓰인 글씨의 모양과 같아서 ‘괴발개발’이다.

괴발개발은 고양이와 개인데, 개발새발은 개와 새의 발이니 의미가 전혀 다르다. 그런데 개는 소와도 어울려 쓰인다. 쇠발개발도 표준어다. 소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으로, 이 또한 아주 더러운 발을 이르는 말이다. 동물의 발을 이용한 단어에는 괴발, 개발, 쇠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장신구에 보석 알을 박을 때 물리는 ‘거미발’, 거문고의 줄을 고르는 ‘기러기발’, 발뒤꿈치를 든 모양새인 ‘까치발’, 재봉틀에서 바느질감을 눌러주는 ‘노루발’, 시치미를 떼고 딴전 부리는 태도를 속되게 일컫는 ‘오리발’도 있다.

참고로 개소리괴소리도 있다. 개 짖는 소리와 고양이 우는 소리라는 뜻으로, 조리 없이 되는대로 마구 지껄이는 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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