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볼라벤 팍쏭 커피
100년의 볼라벤 팍쏭 커피
  • 미디어붓
  • 승인 2019.12.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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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는 커피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인들의 진출과 커피재배에 좋은 아열대 기후 등으로 인해 그 역사가 100년을 훌쩍 넘었다.

‘악마같이 검지만 천사처럼 순수하고, 지옥같이 뜨겁지만 키스처럼 달콤하다’라고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인 '탈레랑'이 커피를 표현한 말이다. 커피는 이제 우리의 문화 한 부분으로 일상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약방의 감초 같은 음료다.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하는 말로 ‘소주 한 잔 해’가 이젠 ‘커피 한 잔 해’로 바뀌고, 1차에 회식을 마치면 2차는 커피숍으로 향하고 커피숍이 도서관을 대신할 정도로 바뀌고 있다.

지평선을 그리며 끝없이 펼쳐진 커피 밭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힘든 세상사를 잊게 해주는 명약이다. 콩 선별, 로스팅, 물 온도, 드롭 등 여러 가지 과정을 도를 연마하듯 엄격하고 신성하게 수행해야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단순히 입으로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후각으로 향을 음미해야 한다.

라오스의 커피 역사는 오래되었다. 커피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인들의 진출과 커피재배에 좋은 아열대 기후, 그 커피 재배의 역사는 100년을 훌쩍 넘어버렸다. 라오스 커피의 본거지인 볼라벤 고원(Bolaven Plateau)은 북위 15도로 커피벨트에 속해 있는 지역이다. 그리고 해발 800~1350m의 고원으로 연중 시원한 기후와 영양분 풍부한 화산토로 커피 재배 최적지다. 식민시절인 1915년경 프랑스인들이 최초로 커피나무를 심었으나 실패했다. 1917년 베트남 사이공(호치민) 식물원에서 키운 아라비카(Arabica)와 로브스터(Robusta) 커피나무를 고원 북쪽 세콩 주 타땡 마을(Thateng Village)에 심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꾸준한 식목, 재배기술발전, 질병문제해결 등으로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연간 수확량이 5000t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1949년 서리로 커피나무가 냉해를 많이 입었다. 이로 인해 커피 생산량은 1500t 이하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후 농부들은 병충해에 강한 로브스터로 대체해 심었다. 이후 커피 생산량은 7000t까지 회복되었지만 1960년 초부터 시작된 인도차이나 전쟁으로 인해 커피는 다시 3000t으로 감소했다. 전쟁이후 비옥하고 기후가 좋은 고원은 본격적인 커피 단지로 변모하면서 세계적인 커피 생산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파푸니기니아, 태국에 이어 6번째 커피 생산국이다.

인스턴트용 커피의 주원료로 사용하는 로브스터와 부드러운 맛을 내서 에스프레소용으로 사용하는 아라비카 두 가지 커피를 생산한다. 그리고 아라비카 계통의 고급품종인 티피카(Typica)도 최근 많이 생산하고 있다. 커피는 라오스 전체 수출 품목 중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품목이다. 대부분의 커피는 베트남으로 수출된다. 두 번째로는 일본이고 세 번째는 태국이다. 그 뒤로는 중국, 벨기에, 한국, 독일 순이다. 베트남으로의 수출금액은 2016년 2767만 6000달러에서 2017년 5856만 7000달러로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커피 국제 생두 가격은 2011년 최고점을 찍었다. 그리고 2014년 커피 생두 가격이 폭락했다. 2019년 현재 커피가격은 2007년 이래 13년 만에 최저가에 머물고 있다. 세계 커피 총 생산량은 2018년 기준으로 951만t이다. 이중 생산 1위국인 브라질 306만t, 2위국인 베트남이 177만t을 생산한다. 이 두 나라의 생산량은 전체 생산량의 50%를 넘는 양이다. 라오스의 1년 생산량은 2만8000t으로 전체의 0.3%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생적인 커피 브랜드로는 다오 흐앙(Dao-Heuang)그룹과 시눅(Sinouk)이 커피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대규모 공장을 가지고 있어 지역에서 가장 커피 수매자중 하나이며 주로 인스턴트 커피를 생산한다. 조마베이커리, 샤프란 커피 등 다양한 커피 체인점이 있다. 이중 시눅카페는 비엔티안을 중심으로 많은 매장을 가지고 있고 커피 맛도 좋다. 조마베이커리는 베트남과 캄보디아에도 진출할 정도로 확장성이 뛰어난 브랜드다. 최근엔 태국의 프랜차이즈 카페 아마존이 대규모로 진출해 커피 신흥 전쟁터로 변했다. 이렇게 곳곳에 커피숍에 들어서고 운영을 한다는 것은 바로 라오인들이 커피의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반증이다.

중국은 빠르게 증가하는 자국 커피 수요로 채우기 위해 커피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라오스에서의 수입은 2017년 전년 대비 508.7% 이상 증가한 758만 달러어치의 커피를 가져갔다. 이에 따라 볼라벤 고원에도 중국인들의 커피농장 진출이 크게 늘고 있다.

커피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볼라벤 고원에서는 약 1만 5000명에서 2만 명이 커피 재배에 종사하고 있다. 주로 짬빠싹 주의 팍송(Paksong), 세콩 주의 통엥(Tongeng), 싸라완 주의 라깡(Laongam) 지역의 커피 재배면적은 7만㏊로 전체 생산량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샤프란 커피처럼 루앙프라방을 중심으로 생산된 것도 있다. 심지어 최북단 퐁살리에서도 커피는 생산된다.

전 세계에서 커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라오인들도 커피 마시기 열풍이 불고 있다. 비엔티안 거리에 곳곳에 커피숍들이 들어서 영업 중이다. 비어라오 맥주에 젖어 사는 라오인들이 커피 맛을 알기 시작했다. 커피가 라오스에 새로운 변혁을 가져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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