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대전시티즌과 팬과의 ‘갈등’, 해결점은 어디에?
[스포츠 인사이드] 대전시티즌과 팬과의 ‘갈등’, 해결점은 어디에?
  • 최영민 기자
  • 승인 2018.12.0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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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티즌 구단과 팬 건강한 동반자로 거듭나길
대전시티즌 팬들과 구단의 갈등이 점점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대전시티즌 서포터스 대저니스타 제공
대전시티즌 팬들과 구단의 갈등이 점점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대전시티즌 서포터스 대저니스타 제공

프로축구 2부리그(K리그2)에서 1부리그 승격을 목표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둔 대전시티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깊어질 대로 깊어진 구단과 팬 사이의 갈등은 여전해 보인다.

올해 대전시티즌은 K리그2에서 16승 8무 13패로 4위를 기록, 1부리그 승격을 위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8일 광주FC와 가진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대전은 지난 1일 부산아이파크와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0대 3으로 패배, 올 시즌을 끝냈다.

이날 부산과의 경기는 구단에서 대대적으로 응원단을 구성했을 정도로 팬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지난 몇 개월 간 쌓이고 쌓인 구단과 팬과의 갈등을 확인할 수 있다.

대전 구단과 팬들 사이의 갈등은 지난해 김 호 대표이사가 부임하면서 시작됐고, 고종수 감독의 선임 과정은 갈등의 불씨를 부채질을 하는 격이 됐다.

구단의 정상화를 위해 팬 차원에서 만든 단체인 ‘대전시티즌 정상화 추진위원회(이하 정추위)’는 구단에 김 대표이사의 선임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한 바 있다. 대전의 감독으로 재임할 당시, 구단과 갈등을 빚으며 팀을 떠났던 인물을 경영의 수장으로 앉힌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김 대표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던 팬들은 그의 ‘제자’ 고종수 감독이 대전의 감독으로 부임한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졌다. 이전까지 프로팀 감독 경험이 전무한 고 감독을 구단이 위기에 처해있는 이 시점에 꼭 감독으로 앉혀야 하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 12월 대전시티즌의 감독으로 부임한 고종수 감독(오른쪽)과 김호 대표이사. 사진=대전시티즌 제공
지난해 12월 대전시티즌의 감독으로 부임한 고종수 감독(오른쪽)과 김호 대표이사. 사진=대전시티즌 제공

또, 구단의 인사 문제 등 다수의 문제들이 발생한 가운데, 구단 측의 대응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추위가 시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시티즌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추진한 것에 대해 구단이 ‘외압을 중지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 갈등을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됐다.

당시 정추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구단에 소명요청서를 제출하며 간담회를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구단 관계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하지 말라는 것과 대표자 간의 비공개 회의 요구였다“며 ”정추위와 대화를 해야 할 부분을 언론에 공개하며 대화를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대전은 홈경기 관중 수도 점점 줄어들어 올 시즌 평균 1723명의 관중 수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2015년~2017년) 간의 평균 관중 수가 약 2426명인 것과 비교해도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한 때 대전은 ‘축구특별시’로 불리며 모든 K리그 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던 곳이다. 2001년 FA컵 우승, 2007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 2014년 K리그챌린지 우승으로 인한 승격 등 숱한 영광을 안았던 팀이기도하다.

대전의 팬들은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성적은 좋지 않아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팀, 시민구단으로서 시민과 늘 함께하는 팀을 원한다.

'대전의 에이스' 황인범은 그동안 구단과 팬들의 갈등에 대해 인식한 듯 조심스럽게 팬들의 응원 참여를 부탁했다. 사진=황인범 인스타그램 발췌
'대전의 에이스' 황인범은 그동안 구단과 팬들의 갈등에 대해 인식한 듯 조심스럽게 팬들의 응원 참여를 부탁했다. 사진=황인범 인스타그램 발췌

지난 26일, 대전의 ‘에이스’ 황인범은 광주와의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저희 대전을 너무 사랑해서 잠시 팀을 멀리 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염치없지만 다가오는 플레이오프만큼은 열심히 땀 흘리며 준비하고 노력한 선수들을 위해 한 목소리로 응원을 해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대전의 팬들은 2002년 말 겪었던 해체위기 속에서 서명운동 등을 통해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을 만들어냈다. 어떤 팀보다 각별했던 구단과 팬의 관계를 유지했던 이들이 언제쯤 예전처럼 건강한 동반자 관계로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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