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예배 ‘코로나19확산 촉발’ 종교계 ‘각성·자중’ 요구 뜨겁다
집회·예배 ‘코로나19확산 촉발’ 종교계 ‘각성·자중’ 요구 뜨겁다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2.23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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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556명중 신천지교회 관련 309명…전체 55.6%
범투본 이틀째 광화문 집회 강행…전광훈 “걸렸던 병도 낫는다”
마스크 착용했지만 비좁게 몰려 앉아…“감염병 옮기는 집회·모임 자제해야”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것을 금지한 지 사흘째인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주최 집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여는 것을 금지한 지 사흘째인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주최 집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종교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신천지대구교회 교인 9334명 중 유증상자는 1248명이고, 확진자 556명 중 신천지교회 관련자가 309명으로 전체의 55.6%에 달한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으로 지목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은 국내 1329곳, 해외 200여곳 등 1500개 이상의 시설을 운영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계정인 ‘종말론사무소’는 올해 1월 경기 과천본부 교회에서 열린 신천지 제36차 정기총회 녹취자료를 입수했다며 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외에 있는 신천지 교회와 시설은 모두 1529곳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42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 170곳, 전라·경상이 각각 128곳, 광주 92곳, 충청 81곳 등의 순이었다. 제주는 5곳으로 시설 수가 가장 적었다.

신천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주소를 공개한 교회 및 부속기관에 대한 방역을 18일 시작해 21일 완료했다고 알렸다. 또 코로나19 진원으로 지목된 대구교회 성도 9294명과 이곳을 찾은 다른 지역성도 201명, 확진자 접촉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 등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18일 31번 확진자 발생 후 같은 장소에서 예배드린 인원에 대해 당일 저녁 1차 명단을 대구시에 제공했으며, 19일 오전 6시 질병관리본부에 최종 명단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신천지는 "추가 확진자 발생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에서는 19일 저녁 대구교회에 전 성도 명단을 요청했고, 신천지예수교회는 20일 대구교회 전체 명단을 질병관리본부에 제공했다"며 "교회와 성도들도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자라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서도 인지해달라"고 말했다.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방역하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의 확산에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집단모임이다. 신천지 외에도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이 23일에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강행했다.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광화문광장 등에서의 집회 개최를 금지하고, 경찰이 사법처리 방침을 밝혔음에도 범투본은 이틀 연속 집회를 열었다.

광화문 광장 옆 인도에 모인 참가자들은 집회 시작 전 경찰이 차도와 인도 사이에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밀어내고 6개 차로와 광화문 광장 일부까지 진출했다. 범투본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신도와 지지자 약 8000명이 참석했다.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목사는 참가자들에게 “여러분이 문재인과 박원순의 탄압을 이기고 집회에 오게 된 것은 주님이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기 때문”이라며 “광화문 예배에 온 여러분은 진짜 기독교인이다. 오히려 걸렸던 병도 낫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분 중 바이러스 걸린 사람이 있느냐. 그럼 다음 주에 다 예배에 오라. 주님이 다 고쳐주실 것”이라며 “설령 안 고쳐주셔도 괜찮다. 우리의 목적지는 하늘나라며, 우리는 죽음을 이긴 자들”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전 목사의 발언마다 ‘아멘’을 연호했다. 대부분은 코로나19 감염 등의 우려로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다닥다닥 붙여놓은 의자들에 비좁게 몰려 앉아 있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심 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해놓았다. 위반 시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서울지방경찰청도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 주최자뿐 아니라 참가자도 엄중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범투본은 다음 주말인 이달 29일과 다음 달 1일에도 집회를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내동 시민 A씨(58)는 “국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있는 코로나19사태의 매개라 할 수 있는 종교계가 각성하지 않고 무소불위의 자세로 자신들의 신앙심에 기대고 있다”며 “최소한 인간의 존엄을 우선시한다면 감염병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자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한솔동 시민 B씨(36)도 “진정세에 있던 코로나19가 종교계의 집회로 인해 불을 붙인 격”이라면서 “엄격하고도 진중한 자세로 사태해결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잘잘못을 따지기엔 너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사태 진정에 나서야한다”며 “악마의 저주라든가, 주님이 다 고쳐줄 것이라는 등의 해괴망측한 논리로 국민들 정서에 부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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