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0년 된 아파트 ‘이상 폭등’ 수년째 자고나면 뛰는 이유 뭘까
대전 30년 된 아파트 ‘이상 폭등’ 수년째 자고나면 뛰는 이유 뭘까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3.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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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대전 부동산시장 현재와 미래
수개월 새 4억~5억원 상승…외지인 투자가들도 ‘호시탐탐’
학군·접근성 좋지만 ‘이상 현상’…‘보유세 폭탄’ 변수도 있어
대전 집값을 이끄는 ‘대장주(隊長株)’는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나재필 기자
대전 집값을 이끄는 ‘대장주(隊長株)’ 서구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 나재필 기자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세종시를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압박하는 동안 비규제지역인 대전에 투자수요가 쏠렸다. 여기에 ‘큰손’ 역할을 하는 외지인들이 대전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전 아파트 값은 올해 들어 3월 초까지 4.24% 증가했다.

외지인(서울+관외) 매입은 지난해 12월 정점을 찍었다. 아파트 매수 총 4082가구 거래에 중 외지인이 900명, 지역민(관내)이 3182명으로 외지인이 거래비율이 22%였다. 이후 1월에는 21%, 2월엔 20%를 기록해 외지인 매입 비중은 5채 중 1채 꼴로 나타났다. 특히 장대동 재개발 등으로 투자수요가 몰린 유성구는 20·30대 외지인이 휩쓸다시피 했다. 유성구는 같은 기간 외지인 매입 비율이 29%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가 아파트 1250가구 중 368가구를 사들였다.

대전 집값을 이끄는 ‘대장주(隊長株)’는 대전 서구 둔산동 크로바 아파트다. 둔산 신도심 한가운데 있는데다 관청, 학원가(학군)와도 가깝고 지리적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크로바 아파트는 지난 1992년에 준공한 28년차 아파트로 다소 낡은 쪽에 속하지만 전용면적 115㎡가 최근 12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8억 원대에 거래돼 몇 개월 새 4억 원 이상 껑충 뛰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전용면적 165㎡가 17억 원에 팔리기도 했다. 전세도 폭등세이어서 이곳 115㎡ 규모는 5억2000만~6억 원에 이른다. 월세 또한 4억3500만원에 월 40만 원가량에 거래되고 있다.

공시가격도 치솟았다. 국토교통부는 크로바 아파트 전용면적 164㎡형의 예정 공시가격으로 11억5500만 원을 매겼다. 1년 전(7억3000만 원)보다 58.2% 올랐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률이 시세 상승률(56.5%)까지 제쳤다. 학군과 교통망을 갖추고 학원가 입지 때문에 크로바 바로 옆에 위치한 목련아파트도 크게 뛰었다. 목련아파트 전용 118㎡도 지난달 9억8000원에 실거래되면서 6개월간 3억 원 정도 상승했다. 크로바·목련 아파트 주변 단지는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일명 ‘키맞추기’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하나IT부동산 우종대 대표는 “둔산동은 대전의 대치동으로 불릴 정도로 학군 수요가 높아 세종시·공주시 등 인근 지역 학생들도 찾아온다”면서 “이 지역 아파트는 작년에는 외부 투자자가 호가를 올리는 동시에 학군수요로 상승했기 때문에 투자자가 줄어도 집값이 떨어질 우려가 적다”고 밝혔다.

목련아파트 전용 118㎡도 지난달 9억8000원에 실거래되면서 6개월간 3억 원 정도 상승했다. 나재필 기자
목련아파트 전용 118㎡도 지난달 9억8000원에 실거래되면서 6개월간 3억 원 정도 상승했다. 나재필 기자

대전 중개업자 전문가들은 세종시에 비해 규제가 적은 점이 인기의 요인이라고 진단한다. 때문에 정부가 대전을 꼭 짚어 투자규제지역으로 정하지 않는 이상 가격 상승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대대광’(대구·대전·광주시)과 부산 등 지방 대도시 집값의 이상 폭등을 인지하고 있으나 수도권 중심의 집값잡기, 총선과 관련된 지역 민심 챙기기 등의 이유로 숨고르기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달아올랐던 지방 주택시장이 뒷걸음질 치기 시작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시가격에 따라 매겨지는 아파트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증가율이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195만 원가량이던 크로바 아파트 전용 164㎡형 보유세는 올해 453만 원으로 늘 것으로 추산된다. 공시가격이 9억 원을 넘으면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대상이 된 게 보유세 부담을 크게 늘렸다. 크로바 아파트의 무한질주가 세금폭탄에 의해 어느 정점에서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대전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학군과 교통 입지 등이 좋다고 해도 30년 가까이 된 아파트가 10년 넘게 대전의 대장주로 군림하는 것은 마치 서울 은마아파트를 보는 것 같다”면서 “입주민들이 가격대를 방어하고 제어하는 느낌마저 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파트 보유세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앞으로는 약보합 내지 정체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정 아파트가 지나친 가격대를 형성할 경우 지역 전체 부동산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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