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통합당 다시 ‘헤쳐모여~’ 위장 개업 두달 만에 ‘폐업신고’
민주당·통합당 다시 ‘헤쳐모여~’ 위장 개업 두달 만에 ‘폐업신고’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5.15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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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필 칼럼-문방사우]코로나 정국에서 본 대한민국 ‘술수 정치’
선거가 끝나자 비례 위성정당인 민주시민당은 민주당과 합당했고, 미래한국당은 통합당과 합당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선거가 끝나자 비례 위성정당인 민주시민당은 민주당과 합당했고, 미래한국당은 통합당과 합당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나이는 166살, 민주당은 190살이다. 영국 보수당은 186살, 노동당은 114살이다. 캐나다 최장수 정당 자유당도 100년 전통을 자랑하고, 일본 자유민주당(1955년 창당)은 그보다는 못하지만 환갑을 훨씬 넘었다. 이들 정당들은 한때 존폐 위기에 몰린 적도 있었지만 ‘위장 개업’ 식으로 당 이름을 바꾸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당명(黨名) 바꾸는 건 일도 아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2007년 8월 합당해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했다. 이후 4년 동안 통합민주당, 민주당, 민주통합당으로 문패를 바꿔달았다. 물론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 계보도 마찬가지다.

한국 정당 70년사(史)는 이합집산의 역사다. 헌정이후 국회의원 후보를 낸 정당은 210개가 넘는다. 평균 수명은 약 2년6개월로 국회의원 임기(4년)에도 못 미친다. 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한 정당은 5개밖에 없다. 1963년 5월 창당해 17년5개월간 존속한 민주공화당이 가장 길고 한나라당(14년3개월), 신민당(13년8개월), 민주노동당(11년6개월), 자유민주연합(11년1개월)만이 ‘마의 10년’을 넘겼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지없이 ‘1회용 정당’이 탄생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라 헌정사상 유례없이 비례 위성정당을 만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다. 그리고 두 달후, 민주당은 이미 합당했고 통합당도 곧 합친다. ‘헤쳐모여’할 줄은 알고 있었지만 참으로 부끄럽다. 당할 줄 알고 있었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한없이 참담하다. 국민은 그저 표(票)를 찍어내는 하나의 도구였나. 도구는 닳으면 버려진다. 

그렇다면 국민을 속인 것인가, 국민이 속은 것인가. 둘 다 맞다. 국민을 속였고, 국민은 속았다. 그렇다면 누가 똑똑한가. 둘 다 바보다. 잘 속인다고 여기는 정치도 바보이고, 잘 속는 국민도 바보다. 누구 탓을 할 수가 없다. 100년 정당이 아니라 1년 정당, 한 달 정당이라고 해도 국민은 ‘막’ 찍는다. 사람을 찍었는가? 지역을 찍었는가? 아니면 이념을 찍었는가? 사람도, 지역도, 이념도 틀렸다. ‘종(머슴)’을 자처하는 정치모리배들은 국민을 ‘종’으로 안다. 사람도, 지역도, 이념도 그저 ‘표’와 바꿔먹는 엿치기다.

▶대한민국 ‘국민성’을 보면 한참 멀었다. 코로나19로 누군가는 재미를 보고, 누군가는 피해를 본다. 의료진 ‘덕분에#’라며 사진 찍고 SNS 올리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그들의 삶은 피폐하다. 청춘들에게 조심하라고 그렇게 일렀건만 클럽에 가서 마구 흔들어대며 비말을 뿌렸다. ‘코로나 좀비’다. 그런가하면 확진 강사는 입을 아예 싹 닦고 몰래 가르치다 학생들을 감염시켰다. 왜 조금만 더 참지 못했을까. ‘K방역’을 자랑스럽게 떠들던 정부는 ‘K둑’이 터질까 노심초사해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갈아타는 일이 왜 그리 급했던 것일까. 왜 조금만 더 참지 못했을까.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코로나 지지율’이고, 국민이 보내는 지지율은 아직도 ‘코로나 저지율’이다.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코로나 아우성’은 배고픔이다. 아무리 국비를 쏟아 부어도 표가 나지 않는다. 정치의 잘못이다. 달리 말하면 정치를 잘못하는 정치인의 잘못이다.

정치는 배고픈 사람의 심정을 모른다. 안다고 하지만 경험해보지 않았으니 알 리가 없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잘사는 사람은 더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더 못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배고플 때 쓰레기통을 뒤진다. 지금의 상황은 누구랄 것도 없이 ‘쓰레기통’을 직시한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과 쓰레기통을 뒤지기 위해 눈치를 보는 사람밖에 없다. 위정자들에게 묻는다. 그리고 위증자들에게도 묻는다. 언제까지 ‘헤쳐모여’할 것인가? 100년 정당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양심’은 갖고 있어야하지 않는가. 누군가 그러더라. 쓰레기통을 뒤지게 만드는 지금의 정치가 ‘쓰레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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