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한평생 화내는 시간이 5년, 웃기도 바쁜데
62. 한평생 화내는 시간이 5년, 웃기도 바쁜데
  • 미디어붓
  • 승인 2020.06.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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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군 성내리 전경. 미디어붓DB
서천군 성내리 전경. 미디어붓DB

인생을 80년(歲)이라고 봤을 때 사람은 평생 23년을 일한다.(대략이다) 이를 세분하면 잠자는 데만 20년 넘게 보낸다. 밥 먹는데 7년, 옷 입고 꾸미는데 5년, 화내는데 5년, 길에서 보내는데 5년, 기다리는데 3년, 전화하는데 2년, 화장실 가는데 1년, 잡담하는데 70일을 허비한다. 이중 웃는 시간은 겨우 90일 가량이다. 결국 뭐 빼고 뭐 빼면 남는 게 없다. 그야말로 시간이 없다. 사랑하기에도, 즐기기에도, 여행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하다.

하루에 15초만 웃으면 수명이 이틀 늘어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통증 환자가 10분간 배를 쥐고 웃으면 최소 2시간은 고통 없이 잠들 수 있다. 웃으면 혈액 내 코티졸(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는 줄어들고 엔도르핀 생성은 늘어나 면역력이 증강되기 때문이다. 웃음은 혈액순환 및 소화효소 분비도 촉진시킨다. 호쾌하게 웃으면 병균을 막는 항체인 ‘인터페론 감마’의 분비를 촉진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특히 심장병에는 ‘웃음이 명약’이라고 의사들은 입을 모은다.

웃는 게 이처럼 좋은 줄 알아도 웃기는 쉽지 않다. 살기 고단한 사람은 더하다. 웃을 일이 적은 탓이다. 하지만 힘들수록 웃어야 버티는 힘이 생긴다고 한다. 자신감 있는 사람이 웃는 게 아니라 웃는 사람이 자신감을 얻는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웃게 된다.

보건사회연구원 자료를 보면 한국인은 죽을 때까지 10.5년을 병으로 골골한다고 한다. 평균수명은 80세를 넘어섰는데 건강수명은 70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물론 10년간 계속 병상에 누워있는 건 아니고 생애 질병 기간의 총합이 그렇다.

‘화내다’의 사전적 의미는 몹시 노하여 화증(火症)을 내는 것을 말한다. 불같이 치솟는다고 해서 ‘불 화(火)’자를 쓴다. ‘화’의 성질은 모든 물질을 없애며, 금(金)의 기운을 녹이고 토(土)의 기운을 감소시키며, 목(木)의 기운을 지나치게 하며, 수(水)의 기운을 말린다고 한다. 따라서 화로 인해 생긴 병은 그 해로움이 매우 크고 변화가 매우 빠르며 증상이 아주 뚜렷하고 죽음까지도 부를 수 있다고 얘기한다. ‘궐양지화(厥陽之火)’라고도 말한다.

'동의보감'에서는 온갖 욕심과 감정이 지나칠 때 ‘화’가 발동한다고 설명한다. 그리하여 화(火)는 불이다. 불은 그 기운이 위로 뻗는 성질이라 열불이 나면 주로 머리 쪽이 아프다. 그래서 ‘뚜껑’이 열린다고 말한다. 화병(火病)은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정신질환이다. 미국정신과협회도 이를 공인했다. 불구의 시대이니 스트레스는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삭이면 뱃속에서 분노가 발효된다. 발효된 것들은 유익하지만 분노는 암 덩어리를 만드는 '세균(박테리아)'일 뿐이다. 화(火)가 ‘한(恨)’이 되는 순간 병이 되기 때문이다. 가슴 아래께가 뻐근해지거나, 냉소와 위악으로 울화통이 터지면 참지 말고 쏟아내라. 그게 마음청소다.

화를 억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동의보감'에서는 수양을 강조한다. ‘마음을 바르게 하라(正心·정심)’, ‘마음을 가다듬어라(收心·수심)’, ‘마음을 기르라(養心·양심)’는 가르침이 그것이다. 이는 모두 마음의 화가 함부로 치밀어 오르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사는 게 힘드신가요?” “그래도 웃어야 합니다.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 一怒一老)라고 하지 않습니까?”

서천군 성내리 전경. 미디어붓DB
서천군 성내리 전경. 미디어붓DB

성내리(충남 서천군 비인면)/화내리(전남 해남군 마산면)

여행 중, 딱 2명의 지인(知人)에게 전화를 했다. 목소리를 확인한 이들은 몹시 반가워했다. 여행하면서 어떠한 상황에도 신세질 일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그날은 괜히 기별하고 싶었다. 여행은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외롭지 않으려고 떠나지만 결국엔 외로워진다. 그럴 때 사람을 찾는다. 그럴 때 사랑을 찾는다. 객지에서 만나니 동질감이 더 증폭됐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살코기 위로 무수한 대화가 오갔다. ‘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소주잔은 밤새 울컥거렸다. 그날 밤, 통음은 강렬했고 사람다웠다.

마을 푯말을 보면 화(火)를 내는 듯한 곳이 많다. ‘성내리’란 지명을 갖고 있는 지역은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 충북 제천시 금성면, 충남 아산시 영인면, 전북 고창군 무장면, 전남 해남군 해남읍과 무안군 무안읍, 진도군 진도읍, 경북 영덕군 영해면과 영주시 풍기읍, 포항시 북구 흥해읍, 경남 창녕군 영산면과 고성군 고성읍, 사천시 곤양면과 창원시 진동면 등이다. 현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의 이전 명칭도 성내리였다. 그러나 이들 지역의 대부분은 성곽이 있고, 성곽 내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에서 성내리(城內里)라는 지명을 사용했다. 전남 해남군 마산면에는 ‘화내리’가 있다. 원래 옛 지방행정구역의 하나인 ‘현’이 있었던 곳이다. ‘화내’는 조선 시대에 말을 먹이던 곳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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