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자고로 정치 때문에 울고 정치 때문에 죽는다
119. 자고로 정치 때문에 울고 정치 때문에 죽는다
  • 미디어붓
  • 승인 2021.07.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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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대곡리 가는 길. 미디어붓DB
경산 대곡리 가는 길. 미디어붓DB

‘대곡’(大哭)은 큰소리로 곡을 하거나, 슬프게 울부짖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소리 높여 슬피 운다고 하여 통곡(痛哭·慟哭)이라고도 한다. 큰 소리를 내어 비통하게 울부짖는 것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부모가 돌아가실 때 큰 소리를 내어 비통하게 울부짖는 것을 방성대곡(放聲大哭)한다고 표현한다. 나라를 잃었을 때 백성들의 울음도 그렇다. 1905년 황성신문 주필이었던 장자연이 ‘이날에 목 놓아 우노라’라는 사설의 제목이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었다. 눈물의 큰 특징은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슬픔 때문에 쏟아지는 눈물은 막을 수 없다.

요즘에도 국민들의 대곡은 끊이지 않는다. 우린 자고로 정치 때문에 울고 정치 때문에 죽는다. 민초들 삶이 어떻든 당리당략에만 매달린 정치는 이미 존재가치를 상실했다. 좋은 정치와 좋은 정치인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불행이다. 물론 ‘정치인’을 욕하면서 ‘정치’를 회피하는 것도 대곡할 일이다. 정치는 참여다. 정치는 정치인만의 고유 권한이 아니다. 주권(主權)은 권력이 아니라 국민의 자주(自主)에서 나온다.

유관순은 18세, 윤봉길은 24세, 안중근은 31세, 이한열은 21세, 김주열은 17세, 박종철은 23세에 의로운 죽음을 택했다. 이들은 정치를 한 것이 아니라 정치에 항거한 것이다. 세상 굴러가는 모든 것에 정치가 맞물려있다. 일용할 양식도, 일용할 삶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정치인의 정치는 죽었다. 국민들은 지금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소망한다. 그런데 그러한 소박한 국민들의 염원을 정치인들만 모르니 그것이 문제다.

대곡리(경북 경산시 하양읍)

30년 전 아버지는 자식의 공납금을 위해 밭뙈기를 팔았다. 소는 물론 개도 팔았다. 그런데 언젠가 사과 한 알을 몰래 따먹었다가 혼꾸멍난 적이 있었다. 왜 썩은 걸 먹지 않고 온전한 걸 먹었냐는 게 이유였다. 과수원집 아들은 까치가 쪼아 먹다 남긴 사과를 먹고, 슈퍼마켓 아들은 유통기한이 끝난 과자를 먹어야 한다는 걸 잠시 잊었다. 하지만 원망하지 않았다. 단지 죄라면 배고픈 입(口)이 문제였으니까. 그 사건 이후 지금까지 돈 주고는 사과를 사 먹지 않는다. 비싸서가 아니라 그때의 차가운 눈물을 가여운 ‘입’이 미리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유독 대곡리라는 지명을 가진 동네가 많다. 무려 30개에 이른다. 물론 뜻도 다르고 유래도 다르다.

세종특별자치시 소정면을 비롯해 충북 충주시 주덕읍, 경기 가평군 가평읍, 강원 춘천시 북산면, 강원 홍천군 서면, 충남 서산시 해미면, 전북 장수군 장계면, 경북 포항시 북구 기북면, 경북 안동시 길안면과 임동면, 경북 영천시 금호읍, 경북 고령군 우곡면, 경북 청도군 이서면, 경남 진주시 대곡면, 경남 사천시 정동면, 경남 밀양시 초동면, 경남 합천군 쌍백면, 경남 창녕군 대합면과 남지읍, 경남 하동군 옥종면, 경남 의령군 부림면, 전북 임실군 임실읍과 남원시 대산면, 전남 순천시 송광면, 전남 담양군 금성면,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전남 장성군 삼서면, 전남 화순군 남면과 도곡면에 대곡리라는 동네가 있다. 한 개 시·군에 두 곳의 대곡리도 존재할 정도다.

‘큰 대(大)’자와 ‘골(골짜기) 곡(谷)’자를 써서 큰 골짜기가 있다고 하여 붙여진 마을이 대부분이다. 일부는 마치 비단으로 띠를 두른 듯하다고 하여 ‘띠 대(帶)’자와 ‘골 곡‘자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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