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우린 얼마나 '임원'과 '완장'을 원하는가
132. 우린 얼마나 '임원'과 '완장'을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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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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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임원리 가는 길. 미디어붓DB
울진 임원리 가는 길. 미디어붓DB

임원리(강원 삼척시 원덕읍)

흔히 임원을 ‘기업의 별’이라고 한다. 임원이 되면 고급 승용차, 사무실, 골프장 출입 등 70가지의 대우가 뒤따른다. 그러나 임원은 ‘임시 직원’의 준말이라고 할 만큼 불안한 자리다. 실적이 나쁘면 언제든지 짐 쌀 준비를 해야 한다. 세계적인 패션전문지 ‘엘르’의 수석 편집장 장 도미니크 보비는 43세 때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그는 눈 깜박이는 횟수로 철자를 나타내 책을 썼다. 15개월 동안 20만 번 눈을 깜박이며 책을 써낸 그는 책이 나오고 열흘 뒤 세상을 떠났다. 일은 죽음을 이해하지 않는다. 죽음은 그냥 죽음일 뿐이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臨院里)는 조선 시대에 여행자의 숙소인 만년원의 소재지였기 때문에 임원리라 했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만년원은 삼척부 남쪽 70리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대동여지도>에는 낙동정맥에서 만년원의 소재기에 이르는 산세가 잘 묘사돼 있다.

잭 니콜슨이 주연한 영화 ‘버킷 리스트(bucket list)’는 죽음을 목전에 둔 두 남자가 죽기 전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세계 일주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이 두 노인은 세렝게티에서 사냥하고, 카레이싱과 스카이다이빙에 나선다. 눈물이 날 때까지 웃기도 하고, 가장 아름다운 미녀와의 키스를 꿈꾼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버킷리스트는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에 올라가는 것과, 다리 힘이 빠지기 전에 마라톤을 하고 싶다는 거였다. 킬리만자로는 탄자니아 북부에 위치한 해발 5963m의 산이다. 또한 클린턴은 ‘이 세상 모든 손자가 꿈을 갖고 살고 평온한 삶을 누릴 기회를 머지않은 장래에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작가 나카타니 아키히로가 쓴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 시리즈가 있다. 10대는 미래가 없는 일을 하지 마라, 부모 품에서 벗어나라, 토론과 연설을 즐겨라, 평생 잊지 못할 자랑거리를 만들어라 등이다. 20대에게는 자기가 좋아하는 한 가지 일을 찾아라, 현장에서 실패하는 경험을 맛보라고 충고한다. 반면 40, 50대에게는 과감히 버려라,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라, 느리게 살라고 주문했다. 재미있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할 일이 소박하고 겸손해진다는 점이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목록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더라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 조금만 겸손했더라면,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기억에 남는 연애를 했더라면 등이다. 죽음을 기다리는 입장에서 1분 1초는 황금보다 귀하다.

머잖아 늙은이가 될 젊은이들과, 늘 젊은이로 살고 싶어 하는 늙은이들은 공존한다. 누구나 늙는다. 그러나 늙음을 늦추는 방법은 있다. 마음의 주름부터 쫙 펴는 것이다. 화를 내면 늙는다. 3불(불신·불만·불안)을 정리하고 3사(감사·찬사·봉사)를 정돈하는 일도 괜찮다. 그래야 곱게 늙을 수 있다. 일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특성을 지녔다. 스스로 내려놓지 않으면 일은 등짝에 붙어있다. 지쳤다고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완장리(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완장리(完庄里)는 마을의 지형이 말의 안장(鞍裝)처럼 생겼다고 하여 안장이, 안쟁이라고 불리다 붙여진 지명이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完章里)는 대약산 동쪽 기슭에 위치한 산간마을이다. 관평, 벌바우, 선유동, 용추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관평은 옛날에 이 마을에서 벼슬한 사람이 많이 배출되었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벌바우는 주위의 산들이 암석으로 되어 있고, 그 형세가 벌통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봉암이라고도 부른다. 선유동은 주변의 산들과 수석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는 전설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용추는 옛날에 용이 놀다가 승천한 못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용초라고도 한다.

‘완장(腕章)’은 신분이나 지위 따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팔에 두르는 표장(標章)을 말한다. 문제는 멀쩡한 인간도 완장만 차면 거들먹거리고 엉뚱한 허세를 부린다는 점이다.

윤흥길 작가는 그의 대표작 ‘완장’을 통해 권력과 권력을 좇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눈에 보이는 가치만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 이후 정치권력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들의 암울한 삶을 해학적 필치로 그려내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과 찬사를 이끌어냈다. 소설은 월급 5만 원에 저수지 관리원이 된 임종술이 완장을 차고 권력의 맛에 길들여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는 임종술을 통해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는 권력에 대한 선망과 원망, 복수, 공포를 그려냈다.

완장은 일제가 조선인을 감시하기 위해 일본 경찰의 앞잡이들에게 쥐여준 비표로도 악용됐다. 완장의 위세는 해방 정국과 6·25전쟁 전후로 더욱 악명을 떨쳤다. 죽고 사는 생사여탈까지 쥐락펴락하며 기고만장하게 만든 것이다.

1960년 3월 15일,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이승만이 부정과 폭력으로써 재집권을 시도한 ‘3·15 부정선거’에서도 완장 부대가 동원됐다. 당시 이승만이 이끌던 자유당은 사전 투표, 3인조·9인조 투표, 유권자 명부 조작, 완장 부대를 동원한 위협, 야당 참관인 축출, 투표함 바꿔치기, 투표 계산서 조작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부정 선거를 이끌었다. 심지어는 개표 과정에서 이승만의 표가 100%에 육박하는 결과가 나오자 이를 79%로 조정하기까지 했다. 이 3·15부정선거는 4·19혁명의 단초가 됐다. 그러나 세월이 흘렀어도 돈과 권력, 지위라는 완장의 위세는 여전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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