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이재명發 ‘주택처분 권고’ 일부선 "국민 재산권 침해" 반발
청와대·이재명發 ‘주택처분 권고’ 일부선 "국민 재산권 침해" 반발
  • 나재필 기자
  • 승인 2020.08.0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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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1채 남겨놓고 팔아라” 경기도 “4급도 집 팔아라”
권고라면서 ‘인사 상 불이익 주겠다’ 지시·반협박 논란
일부 단체 부동산 규제 규탄 집회 "내 집인데 왜 세입자 못 내보내나"
"피땀 흘려 집 샀더니 투기꾼으로 몰려…사유재산 보장해야"
청와대와 경기도가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주택 처분을 권고한 가운데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사진은 세종시 전경. 연합뉴스
청와대와 경기도가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주택 처분을 권고한 가운데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사진은 세종시 전경.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내 4급 이상 간부 중 다주택자에게 대해 연말까지 1주택을 초과하는 주택을 처분하라는 권고를 내리면서 정부세종청사를 비롯한 여타 지자체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특히 헌법에 명시된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많아 향후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권고를 불이행할 경우, 승진·전보·성과·재임용 등 각종 평가에 반영하는 등 인사 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2급 이상 공직자에게만 권고한 정부안보다도 강력한 조치다. 현재 경기도 4급 이상 공직자 332명 가운데 다주택자는 전체의 28.3%인 94명이다. 2주택 소유자가 69명으로 가장 많고 3주택 소유자는 16명, 4주택 이상 소유한 공직자와 임원도 9명이 해당된다.

앞서 청와대도 노영민 비서실장의 ‘고위 공직자 1채 권고’ 논란으로 홍역을 겪은 바 있다. 결국 노 실장 본인마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와 충북 청주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잠정 결론지어지면서 ‘똘똘한 한 채’ 비판론이 수그러들었다. 노 실장은 “의도와 다르게 서울의 아파트를 남겨둔 채 청주의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이 서울의 아파트를 지키려는 모습으로 비쳐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가족의 거주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서울 소재 아파트도 처분키로 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발표에 따르면 장·차관급, 청와대 비서관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는 37명이며, 이 가운데 규제지역 주택 2채 이상을 보유한 공직자는 34명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은 “똘똘한 한 채는 다른 지역의 두 채 이상보다 비싸기 때문에 다주택자들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면서 “실거주가 아니라면 투기지역 부동산 보유는 가급적 피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와 경기도의 고위공무원들에 대한 다주택자 매각 권고가 이어지자 정부세종청사 과장들의 압박감이 높아지고 있다. 세종시 공무원 중엔 국·실장급 고위공무원 뿐만 아니라 과장급 중에서도 다주택자가 적지 않다. 서울 등 수도권에 살던 집을 보유한 상황에서 세종시에 내려오면서 ‘공무원 특별공급 분양’을 받은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처 과장은 “권고라고 하면서, 팔지 않으면 인사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니, 반 협박에 가까운 말”이라며 “열심히 일해 마련한 개인의 재산을 국가가 일방적으로 매각을 강제한다는 것이 쉽게 공감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국장 승진을 앞둔 과장들의 경우, 다주택에 대한 부담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청와대와 경기도의 일로 끝나지 않고 세종시와 여타 지자체로 확산될 것 같아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국가와 명망 있는 일부 정치인들이 개인 재산을 놓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재산권 침해에 속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권고인지, 지시인지, 협박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를 통해 공개한 ‘2020년 정기 재산변동 사항’에 따르면 재산이 공개된 중앙 부처 고위공직자 750명 중 약 3분의 1인 248명이 다주택자다. 2주택자가 196명, 3주택자가 36명, 4채 이상 보유한 경우는 16명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장급 이상 간부 가운데 2주택 이상 보유한 공직자들에 대해 주택 매각을 권고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세종시에 아파트 1채씩을 보유한 청와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은 서울 집은 놔두고 세종시 집을 처분했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맞은편에서는 최근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국회를 통과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맞은편에서는 최근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국회를 통과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최근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국회를 통과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렸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 '7·10 취득세 소급적용 피해자모임' 등 네이버 카페를 중심으로 모인 집회 참석자들은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6·17 규제 소급적용 강력반대' 집회를 강행했다.

'6·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민모임'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180석 독재 여당을 만들기 위해 총선 직전 코로나19 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국민 혈세를 탕진했다"며 "이후 세금을 메꾸려고 다주택자들을 갑자기 투기꾼, 적폐로 몰아 사유재산을 강탈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땀 흘려가며 돈 모아서 집을 사 월세를 받으려는 것이 어떻게 투기꾼이 될 수 있냐"며 "사유재산을 강탈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유재산 보장하라', '사유재산 강탈정부, 민주없는 독재정부'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석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항의 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다음 주에도 다시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통과된 데 이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고 임시 국무회의를 거쳐 31일부터 시행됐다. 세입자는 추가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고 집주인은 실거주 등의 사정이 없으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때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를 초과해 인상할 수 없다.

이언주 행동하는 자유시민 상임대표는 “작은 집이라도 내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소유권을 억눌러서는 안 된다”며 “현금이 모자라서 대출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집을 살 자격도 없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한민국 헌법 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께는 법률로 정한다’고 적시한 뒤 3항에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 및 그에 대한 보상은 법률로써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한다’고 명시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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