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스스로 그러하듯이 글도 삶도 ‘내 멋대로’ 여여생생
자연이 스스로 그러하듯이 글도 삶도 ‘내 멋대로’ 여여생생
  • 나인문 기자
  • 승인 2020.12.22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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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문규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 '내 멋대로 생생'
양문규 산문집.  영동군 제공
양문규 산문집. 영동군 제공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대표 양문규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 '내 멋대로 생생'이 ‘시와 에세이’에서 출간됐다.

이 산문집은 ‘아버지의 인삼 농사’와 ‘엄니의 병환과 꽃밭’ 그리고 ‘아들내미의 군 입대’ 등 뜨거운 가족애가 오롯하다. 또한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등의 문인과 화가, 국악인, 설치미술가 등 문화예술인들과의 다른 듯 함께인 어울림, ‘쑥파, 문파, 불파’ 등으로 불리는 친우와 동네 사람들과의 교유가 소박하게 펼쳐지고 있다. 거기에 ‘삼봉산 삶터에 집짓기’, ‘앞산 오르기’, ‘채마밭 가꾸기’ 등 자연과 상생하는 삶의 진경이 그윽하다. 특히 ‘풀 뽑기’와 ‘눈 치우기’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게 큰 고충임을 깨닫는 장면에 이르면 나이를 먹어가면서 몸으로 살아내는 삶의 땀 냄새를 맡게 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사랑을 사랑답게 슬픔을 슬픔답게 받아들이는 것이라 여깁니다. 또한 만남을 만남답게 이별을 이별답게 맞이하는 것이겠지요. 나이가 들면서 즐거움과 행복이 충만하기보다는 슬픔과 아픔이 교차하는 날들이 많습니다. 환갑으로 들어서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이와 같습니다."-'나이를 먹는다는 것' 중에서

“자연으로 가는 길은 주경야독(晝耕夜讀), 청경우독(晴耕雨讀)이다. 그 길이 비록 비탈진 가시밭길보다 험난할지라도 자연의 생명을 원한다면 농부의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밝혔듯이 양 시인은 “이 땅의 농경을 이야기하면서 슬픔 속에 빠지지 않고 맑은 샘물을 길어 올려 생생한 기운을 얻는다. 바로 지금, 여기가 자연이고 생명이며 평화인 삶의 향연”이기 때문이다.

양문규 시인. 영동군 제공
양문규 시인. 영동군 제공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스스로 거듭나면서 농사와 시가 하나로 조화를 이루면서 삶이 자연으로 가는 길임을 뜨겁게 보여주는” 시편과 함께 작가의 사유가 '내 멋대로 생생'에 심겨져 소박하면서도 향기로운 꽃밭을 이루고 있는데 집 한쪽 ‘엄니의 꽃밭’을 만들어 날마다 애절한 눈빛으로 돌보는 심성은 뭉클하기까지 하다. 어디선가 엄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낼모레가 니 환갑인데 어디가 뭘 먹을 거나. 야야, 꽃구경이나 가자. 늙으면 꽃보다 더 좋은 게 뭐 있간디”.

환갑을 맞이한 양문규 시인은 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1989년 '한국문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벙어리 연가', '영국사에는 범종이 없다', '집으로 가는 길', '식량주의자', '여여하였다'. 산문집 '너무도 큰 당신', '꽃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평론집 '풍요로운 언어의 내력', 논저 '백석 시의 창작방법 연구' 등이 있다.

현재 양 시인은 삼봉산 여여산방에서 농사짓기와 글을 쓰면서 “바로 지금 여기가 자연이고 생명이고 평화인 삶의 향연”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거듭나면서 조화로운 삶을 이루기 위해 자연으로 가는 길을 궁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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