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사전예약시스템 또 '먹통' “말로만 IT강국 외치면 뭐하나”
접종 사전예약시스템 또 '먹통' “말로만 IT강국 외치면 뭐하나”
  • 나인문 기자
  • 승인 2021.07.20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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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시 사전예약 개시…여전히 접속 지연돼
클라우드 서버 증설했지만…일부선 튕김 현상
컴퓨터 시간 변경-비행기 모드 등 우회접속 예약방법도 등장
접종 사전예약시스템 또 '먹통'.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캡처.
백신접종 사전예약시스템 또 '먹통'.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캡처.

“대한민국이 IT강국이라고? K방역체계가 고작 이런 거야? 정부가 호언장담하던 백신 물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백신 예약조차 하늘의 별따기이니 진짜 열받는다.”

세종시에 사는 K씨(52)는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사전예약시스템에 접속했다가 ‘분노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50~52세 대상 사전예약이 실시된 20일 오후 8시 정각, 재빠르게 접속을 시도해 순번 1000번을 받았다. 하지만 30여분을 기다린 후 순서가 돌아와 예약 버튼을 눌렀으나 버그 오류가 발생했다. 다시 9만1039명 대기자 뒤로 밀렸고, 304분16초를 기다리라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이런 ‘튕김’현상은 두 번이나 발생했다.

질병청은 사전예약 접속 지연 현상이 코딩 오류로 현재 시간을 추출하는 방식이 잘못돼 발생한 일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관련 코드는 수정해 반영됐다. 코로나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53~54세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된 19일 오후 클라우드 서버를 긴급 증설했다. 클라우드 서버는 접속자 수를 분산하는 서버로, 동시접속 제어를 최대한 분산시키기 위해 활용한다.

12일 0시 55~59세 첫 번째 예약 개시 당시엔 100만~120만 명의 예약 대기자가 몰렸다. 55~59세 대상 두 번째 예약일인 14일에는 300만~320만 명, 53~54세 대상으로 예약을 시작한 19일에는 실제 대상자 150만 명보다 4배 많은 600만여 명이 몰렸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사전예약 시스템 서버는 최대 30만 명까지 동시 접속할 수 있다. 추진단은 예약 개시 직후 다수가 몰리는 점을 고려해 클라우드 서버에 초기 접속 페이지를 이관해 접속을 분산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버 증설 이후에도 예약 개시 직후 접속 지연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화면. 미디어붓
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화면. 미디어붓

예약 시작 초반부터 접속이 지연된 것뿐 아니라 예약을 시도하는데도 '대상자가 아니다'는 문구가 표시되며 진행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잇따랐다. 접속불량, 대기자 피로감으로 인해 ‘새치기 예약’ 꼼수도 속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컴퓨터 시간 바꿔서 백신예약 뚫었다'며 "제어판에 들어가 자동시간 설정을 끄고 시간을 다음날 오후 8시 이후로 바꾸면 된다'고 방법을 설명했다. 컴퓨터 시스템 시간을 임의로 조정하거나 웹브라우저의 '개발자 모드'에서 설정을 변경하는 등 비공식 통로를 이용하면 대기열을 뚫고 단번에 예약에 성공할 수 있다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누리집 시작 화면에서 수십 분 이상 대기한 뒤 겨우 예약 페이지에 접속한 후에도 빈 화면에 'relay.kdca.go.kr에서 연결을 거부했습니다'라는 문구가 뜨기도 한다. 새벽 2~3시께부터는 일부 이용자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예약 절차를 밟으려 하자 '해당 기간 내에 대상자가 아닙니다. ○○일 20시 이후 예약을 진행해 주세요'라는 안내 메시지가 뜨며 진행이 되지 않았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예약 시스템 입장 대기열을 단번에 뚫는 방법이 소개됐다. ‘컴퓨터 웹브라우저에서 F12키를 이용해 개발자 모드-콘솔로 들어간 뒤 특정 명령어를 입력하면 대기를 무시하고 바로 넘어간다’, ‘휴대전화에서는 '비행기 모드'를 켰다가 약 3초 후 다시 끄고 새로고침을 누르면 대기가 사라진다’는 글도 올라왔다.

사전 예약 시스템 접속 지연 현상은 새로운 대상군이 예약을 시작할 때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앞서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와 돌봄 인력 대상의 접종 예약이 시작된 지난 8일 0시부터 2시간 넘게 전산 장애가 발생했고, 55~59세 대상 예약이 처음 시작된 12일 0시부터도 수 시간 동안 접속이 지연됐다. 앞서 지난 14일 55~59세 대상 사전예약 때도 예약시작 전 누리집의 메인 페이지가 닫혀 있는 동안 예약 페이지에 직결되는 링크가 열려 있어 이른바 '뒷문 예약' 논란이 일었다.

확진자 다시 '급증' 오후 6시까지 1442명··· 최다 기록 깨질 수도

한편, 20일 오후9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1681명이다. 이는 오후 6시 중간 집계 기준으로 최다 기록이다. 방역당국은 21일엔 1800명대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6일 처음 1000명대로 올라선 이후 일별로 1010명→1039명→1050명→922명→921명→903명→1288명→1263명→1192명→1143명→1061명→1042명→987명→1442명을 나타냈다. 이날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수도권이 1015명(70.4%), 비수도권이 427명(29.6%)이다. 오후 6시 집계에서 비수도권 확진자가 400명대를 기록한 것은 '4차 대유행'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시도별로는 대전 50명, 세종 2명, 충북 13명, 충남 30명, 서울 497명, 경기 413명, 인천 105명, 부산 95명, 경남 74명, 강원 37명, 대구 33명, 경북 24명, 전남 19명, 광주·제주 각 16명, 전북 11명, 울산 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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