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블로지-히어로 만화에서 인문학을 배우다
[문학]마블로지-히어로 만화에서 인문학을 배우다
  • 나인문 기자
  • 승인 2021.07.21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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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신화, 마블 유니버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슈퍼 히어로물이 등장한 것은 연이은 전쟁으로 인해 승리와 평화가 간절하던 때였다. 주로 미국을 배경으로 하던 히어로 만화는 시대와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점차 발전했다. 미국에서 전 세계로, 우주로. 의심의 여지 없이 악할 뿐이었던 빌런들에게도 복잡한 이야기가 주어졌고, 독자들은 점차 고민하게 됐다. “정의란 무엇일까?”

사실 정의에 관한 논쟁은 아주 오래전에 시작된 것이다. 인류에게 문화라는 것이 생기자 신화가 만들어졌고, 인간들은 이를 믿고 따를 뿐만 아니라 열광했다. 다양한 예술 작품을 통해 때로는 원형으로, 때로는 변형된 모습으로 전해 내려온 신화에는 그 시대의 모습과 가치관, 대두되던 문제점, 대중이 원하는 정의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에 따르면 마블의 히어로물은 이 시대의 새로운 신화이다. 이 책은 마블 코믹스의 설립 배경과 변천사, 주요 캐릭터와 쟁점, 각 캐릭터에 견줘볼만한 신화와 영웅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마블 세계관을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한다.

전 세계를 뒤흔든 마블 유니버스···히어로들의 세계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약 11년간 이어진 대장정의 1막을 내린 어벤져스 시리즈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어벤져스의 슈퍼 히어로들은 전지전능한 신의 모습이 아닌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우리는 슈퍼 히어로들이 간단하게 적들을 물리칠 때보다 그들이 실수를 저지르고 그것을 후회하며 바로 잡으려 할 때, 강력한 존재로 인해 좌절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 때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순간에 그들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

이는 각종 신화 속 영웅 이야기를 감상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영웅들, 그들이 타고난 결핍, 목표를 향한 고된 모험과 그들의 뛰어난 동료들, 너무나도 강력해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하는 괴물들. 사실 현대 슈퍼 히어로가 가진 스토리와 그들의 능력을 조금만 관찰해도 우리가 익히 아는 영웅 이야기가 숨겨져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히드라(하이드라)에 맞서 싸우는 캡틴 아메리카의 모습에서 우리는 방패를 들고 메두사를 무찌른 그리스 신화의 영웅 페르세우스를 떠올릴 수 있다. 또한 타노스를 상대로 비등한 전투를 벌인 캡틴 마블을 보며 제우스의 머리를 뚫고 태어난 전쟁과 지성의 여신 아테나를 떠올려볼 수 있다.

신화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마블 코믹스 유니버스 및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현대의 신화’로 정의하며, 이것을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하고 연구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붙인 이름이 ‘마블로지(Marvelogy)’, 즉 ‘마블학’이다.

무엇이 영웅을 영웅답게 하는가?···정의는 어떻게 실행돼야 하는가?

영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가 개봉한 2016년, 전 세계의 마블 팬들은 ‘팀 캡틴 아메리카’와 ‘팀 아이언맨’으로 나눠 ‘슈퍼 히어로 등록제’에 대한 열띤 논쟁을 벌였다. 영화 역시 정의에 대한 견해 차이로 흔들리는 히어로들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전달했지만, 원작인 만화 '시빌 워' 시리즈의 내전은 더욱 복잡하고 참담하다. 우리는 히어로들의 입장과 의견을 지켜보며 스스로 이러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영웅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정의는 어떻게 실행돼야 하는가?’

이 시대에는 특히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캡틴 아메리카의 정의에 따르면 시민들이 도움을 원할 때 슈퍼 히어로들이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하고, 아이언맨의 정의에 따르면 슈퍼 히어로 역시 본질적으로 인간이기 때문에 그들이 실수로 시민들을 해치지 않도록 정부 통제하에 활동해야 하며, 타노스의 정의에 따르면 다수의 안위를 위해 전 우주 생명체의 절반이 목숨을 잃어도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과연 이들의 정의가 곧 완벽한 정의(Justice)의 정의(definition)라고 할 수 있는가? 만화 '시빌 워' 시리즈 또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보고 논쟁에 뛰어들었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의 논의에 빠져들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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