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못 잡고 ‘반값 복비’ 강행 업계 ‘부동산실패 책임전가’ 반발
집값은 못 잡고 ‘반값 복비’ 강행 업계 ‘부동산실패 책임전가’ 반발
  • 나인문 기자
  • 승인 2021.08.2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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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개보수 개편안’ 발표… 이르면 10월부터 적용
9억집 팔 때 810만→450만원… 공인중개사만 희생
전국 동맹휴업 등 단체행동 예고…부동산 대출중단 도미노도
세종시 아파트 6-4생 L1블럭(1단지) 전경. 세종시 제공
세종시 아파트 6-4생활권 L1블럭(1단지) 전경. 세종시 제공

정부가 부동산 중개 수수료율 상한을 낮추는 방안을 확정 발표한 가운데 공인중개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를테면 시가 9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때 부담해야 하는 부동산 중개수수료가 현행 81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줄고, 6억원짜리 전세 계약을 체결할 때도 수수료가 48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반값’이 된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구간별 중개 수수료 인하다. 중개 보수는 부동산 거래 가격에 비례하는 만큼 최근 몇 년간 크게 증가해왔는데, 이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취지다.

우선 매매 거래의 경우 2억원 미만 거래 요율은 변하지 않는다. 거래 비중이 증가한 6억~9억원 거래는 현행 0.5%에서 0.4%로 내린다. 수수료율이 0.9%로 통일돼있던 9억~15억원 구간은 세 구간으로 분할된다. 9억~12억원은 0.5%, 12억~15억원은 0.6%, 15억원 이상은 0.7%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임대차 거래는 1억원 미만 거래까지는 수수료율이 그대로다. 거래량이 늘어난 3억원 이상 거래의 수수료율이 주로 조정됐다. 3억~6억원은 0.4%에서 0.3%로 줄어든다. 0.8% 수수료율이 일괄 적용되던 6억~15억원 구간은 세 구간으로 분할된다. 6억~12억은 0.4%, 12억~15억은 0.5%, 15억원 이상은 0.6%로 조정된다. 이 같은 조치는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중개업계에서는 정부가 26번의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자영업자인 중개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집값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수수료가 올라 부담이고, 중개사는 거래 급감으로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는데 잘못된 부동산정책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정부가 책임전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청와대와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사, 국토부 청사 앞 등에서 수수료 개편안에 반대하는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개업 현실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발표한 중개보수 개편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집값폭등과 세금폭탄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막무가내식 중개보수 인하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문제는 또 있다. 정부는 불어나는 가계 빚을 부동산 가격 폭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 가운데 은행과 제2금융권까지 전방위적으로 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 절벽’사태가 발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주식 ‘빚투(빚내서 투자)’ 등이 주택 가격과 주가 상승 등 자산 ‘버블(거품)’을 만들고 있다고 보고 이 거품을 줄이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출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하는 것은 실수요자들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대출뿐 아니라 신용 대출도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금감원이 1억원 이하 신용 대출 한도를 기존 ‘연봉의 2배’에서 ‘연봉 이내’로 사실상 절반으로 줄이라고 시중은행에 최근 지시하면서 마이너스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될 조짐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호황 국면에서 정부가 약 33조원 상당의 세금을 더 걷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국세수입 실적을 보면 올해 정부가 걷은 양도소득세와 상속증여세, 증권거래세, 농어촌특별세 등 자산시장과 연동된 국세수입이 상반기에만 36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조9천억원)보다 15조8000억원(75.6%) 급증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걷은 양도세는 18조3000억원으로 1년 전(11조1000억)과 비교해 7조2000억원(64.9%)이나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8.73%로 작년 한 해 상승률(7.57%)을 넘어섰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집값 오름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아파트값은 11.12% 상승했으며 주간 기준으로도 8월 셋째 주(0.40%)까지 5주 연속 역대 최고 상승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한 2003년 12월 이래 1~7월 누적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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