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숙소 화재참사가 올해로 16주기를 맞이했다.
2003년 3월 26일, 천안에서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꿨던 9명의 어린이가 화염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6학년 4명, 5학년 2명, 4학년 2명, 2학년 1명 등 당시 숙소에서 잠을 자다 빠져나오지 못했던 학생들이 숨진 사고로 운동부 합숙소가 폐지되는 등 체육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었다.
16주기를 맞아 방문한 천안초등학교의 분위기는 무척 차분해 보였다. 16년 전 무척 시끄러웠던 분위기와는 달리 학교 내부에서 조용히 9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분위기였다.
한 학교관계자는 “희생된 학생들의 부모님들이 추모행사를 떠들썩하게 하는 걸 원치 않으신다”며 “무엇보다 유가족들의 의견이 최우선이고, 때문에 학교 측에서도 외부인사가 방문하는 것에 대해 무척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허삼복 천안교육장은 이날 추모행사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학교 측이 난색을 표해 다른 일정을 소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동장 한켠에 마련된 추모비 앞에서 진행된 이날 추모식에서는 학교 관계자들과 도교육청 및 천안교육지원청 장학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학생들을 비롯한 30여명이 자리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한 지역 축구인은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하기에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지만, 희생된 아이들의 부모 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천안시민 여러분이 마음속에서라도 이 학생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