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내정자 둘러싼 갈등 '격화일로'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내정자 둘러싼 갈등 '격화일로'
  • 나인문 기자
  • 승인 2024.02.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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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대표이사 임명 강행한 최민호 시장 정치적 책임 물을 것”

세종시, "재단의 안정적 운영과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이끌 적임자"
논평을 발표하고 있는 이순열 의장. 세종시의회 제공
논평을 발표하고 있는 이순열 의장. 세종시의회 제공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이사 임용을 둘러싸고 세종시와 세종시의회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특히 시 산하기관의 인사청문회로 촉발된 대립은 박근혜 정부 시절 박 내정자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관여 여부에 대한 진실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14일 논평을 통해 “박영국 대표이사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감사원으로부터 징계를 요구받은 인물이다. 이로 인해 문체부 1급 실장에서 2급으로 강등됐다.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줄 세우고, 정치 편향을 이유로 낙인찍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당시 처분들이 세종시에서 또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무엇보다 노무현의 도시인 세종시 위상에 걸맞지도 않을뿐더러, 젊은 도시의 눈높이에 한참을 못 미치는 인사다. 한마디로 최민호 시장이 벌인 인사 참극”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또 “세종시 문화‧예술인 뿐만 아니라, 서울 등 각지 예술인 및 종사자도 우려를 금치 못할 것”이라며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은 공무원 관련 경력만으로, 그것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를 받았던 인물이 지역 문화와 예술에 대한 공감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 예술인들과 제대로 교감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작가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전시를 열고, 문화 트랜드를 반영하는 공연을 할 수 있을까 싶다”며 “문체부(유인촌 장관) 추천인지 특정인의 추천인지도 논란이다. 퇴직 공무원 밥그릇 챙기려다 세종시민의 자존심이 무너진 한심한 상황에서 혹여 문체부 예산 확보를 전제로 인사 청탁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의회는 “공교롭게도 세종시는 올 초 ‘대한민국 문화도시’ 대상지로 선정됐다. 1년간 예비 사업을 추진해 연말 선정되면 3년간 국비 100억(+지방비 100억)이 지원된다. 한글 사업 성과나 업적이 뚜렷하지도 않은 세종시가 ‘한글 문화도시’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정원산업박람회 재추진도 같은 맥락에서 주시해야 할 사업 중 하나”라며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해충돌 방지 위반이다. 추천한 자도 추천받은 자도 실무에 개입한 담당 실무자 모두 형사 고발 대상이다. 믿고 맡겨 달라던 최민호 시장의 요청은 내정된 인사를 염두 한 게 아닌지 공개적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사청문회는 지명권이 없다며 거부하고,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렇다 할 업적과 성과가 없는 인사를 적임자로 둔갑시켜 임명해 의심받는 상황을 자초한 것은 최 시장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시의회는 또 “(시는) 인사청문회는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는가 하면, 이미 공모와 심사가 진행 중이라며 차일피일 미루는 등 39만 세종시민을 우롱하는 기막힌 구태 행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어 안타깝다”며 “엄연히 법과 조례가 있음에도 강제조항이 아니라는 핑계를 운운하며 의회를 무시한 처사로 시장의 자질도 심각히 의심해야 할 상황이다. 결국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증했으면 될 일을 스스로 화만 키운 꼴”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문화예술인의 자존심을 짓밟고 세종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며 강행한 이번 처사는 세종시 이미지를 실추시킨 역사에 기록될 사안으로 규정하고, 최민호 시장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명분과 실리 모두 잃은 인사 참극에 향후 시민의 따가운 평가가 있을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아울러 앞으로 협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종시는 이날 반박 입장문을 내고 “박 대표가 박근혜 정권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다만 박 대표는 2017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에 대한 사후 조치로, 문체부가 실장 직위 3개를 폐지하는 조직개편과 함께 고위 공무원단 인사발령과정에서 전보된 사실이 있는데 이는 수사의뢰와 중징계를 받은 사례와 전혀 다른 문제”라고 해명했다.

박 내정자도 입장문을 통해 “저는 (이 의장의) 논평에서 표현하듯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주도자’가 아니고, 작성에 ‘관여’하지도 않았다”며 “조사과정 어디에도 제가 ‘주도자’라거나, 작성했다고 명기되거나 표현돼 있지 않다. 제 명예가 심히 훼손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앞서, 이달 초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임원추천위원회는 박 내정자 등 2명을 복수 추천했고, 재단 이사장인 최민호 세종시장이 박 후보를 최종 선임했다. 박 내정자는 국립한글박물관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등을 역임하는 등 35년간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했다. 세종시는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가진 박 내정자가 재단의 안정적 운영과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는 현 김종률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19일 이후 임용될 예정이다. 임기는 임용일로부터 2년이며 1회 연임할 수 있다.

한편, 세종시는 지난해 10월 산하 공기업 및 출연·출자기관 사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대상은 세종문화관광재단 등 8개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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