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을 기리며- 우석용
어둠 속 하얀 천정에는
우물을 들여다 보는 사내가 비쳐진다
핏기없는 얼굴로 실망한 표정을 짓던 사내는
어느 새 온기없는 별이 되어 어둠 위에 떠 있다
눈을 떠도 빛을 찾을 수 없던 곳
그 곳에 사내의 시선이 멈추어 있다
눈을 감아도 돌아갈 수 없는 시간
그 시간에 사내의 기억이 멈추어 있다
사내는 그 꽃을 꺾을 수 있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사내는 그 개미를 밟을 수 있었다
아무런 가책없이
사내는 그 새를 쫓을 수 있었다
아무런 느낌없이
시나브로 밝아오는 세상을 끝내 보지 못하고
고뇌로 얼룩진 금빛 시어들로 부서진 채
사내는 아래로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하얀 천정을 바라보던 한 사내는 잠이 든다
별들로 가득 차 있는 빈 우물이 보인다
별빛이 우물을 지나 다시 사내의 얼굴에 내린다
◆우석용 시인 약력
△필명: '걷다가 가끔 詩 쓰는 남자 △대구 계성고, 영남대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졸업 △SR타임스 '우석용의 갤럭詩 노트 연재중 △2018년 '풀꽃 가득한 세상이어라' 출간 △선진문학작가협회 운영이사 △이첨학술연구사업회 운영이사 △선진문학 소록도 시화전 출품 △경남 고성 앤화이트 개인 시화전 △2018 지역언론 작품연재 △2019 미디어붓 작품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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