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농협 상임이사 '돈선거' 충격 '한지붕 짬짜미'얽힌 복마전 정황
영동농협 상임이사 '돈선거' 충격 '한지붕 짬짜미'얽힌 복마전 정황
  • 나인문
  • 승인 2020.12.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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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석 상임이사, 인사추천위원 3명에게 600만 원 건넨 정황 포착
2년간 떠돌던 소문 사실로 드러나…사법당국 '철저한 수사' 절실
추풍령농협 명퇴금 관련 소송에도 휘말려…현재 재선 출마 '의지'
영동농협 전경
영동농협 전경

영동농협 장시석 상임이사가 지난해 선거과정에서 인사추천위원 3명에게 600만 원을 건네고,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부탁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상임이사 선거를 둘러싸고 공공연한 비밀처럼 떠돌던 금품살포설이 실체를 드러냄에 따라 불·탈법 선거를 뿌리뽑기 위한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기관의 특성상 가장 청렴하고 정직한 선거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돈선거가 자행됐다는 점에서 농협 임직원은 물론, 조합원들의 상실감도 극에 달할 전망이다.

장 상임이사는 금품선거로 인한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영동농협 상임이사로 취임하기 전 추풍령농협 전무로 퇴직하면서 지급받은 명예퇴직금 관련 반환소송에도 휩싸여 ‘돈’을 다루는 금융기관의 상임이사로서 금품살포 및 비정상적인 명예퇴직금 수령 등 이른바 ‘쩐(錢)의 수렁’에 자신을 옭아매는 형국에 놓이게 됐다. 게다가, 다음 달 치러지는 제7대 상임이사 선거에 또 다시 출마할 움직임을 보여 지나치게 ‘뻔뻔’한 게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 1일 취임한 이래 금품살포를 둘러싸고 항간에 ‘돈을 주고 받은 내용을 담은 녹취록’이 떠도는 등 2년여 동안 돈선거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이미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재선 출마에 욕심을 내면서 지나친 과욕은 사달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귓등으로 듣는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더욱이 조합장에 이어 영동농협의 ‘2인자’로서 조합의 살림살이를 책임져야 하는 상임이사가 돈선거 의혹에 휩싸인 데다, 전임 직장으로부터 소송까지 휘말리면서 사실상 엉뚱한 곳에 전력을 소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 자리를 지킬 수 있느냐는 자격시비 논란까지 초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영동농협은 본점과 중앙·역전·계산·양강·용산·심천·북부지점 등 7개 지점, 하나로마트와 산지유통센터(APC)에 임직원 134명이 수신 4000여억 원, 여신 2000여억 원 등 추풍령농협.황간농협.학산농협 등 여타 영동지역 단위농협에 비해 상대적으로 막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상임이사의 역할과 비중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영동농협 장시석 상임이사
영동농협 장시석 상임이사

게다가 전임 조합장 시절 발생한 100억 원대의 ‘부실대출’ 사건과 관련해 예상손실금 축소 등 조합의 손해를 최소화하는데 안간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장본인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장 상임이사는 명예 퇴직금 소송과 관련, “적법한 절차에 따라 규정을 벗어나지 않게 지급받은 만큼, 법의 판단에 맡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거과정의 금품이 오간 사안과 관련해서는 “저로인해 농협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전달했던 돈은 이미 돌려받은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명예퇴직금을 반환하든가, 돈선거와 관련한 비판이 일고 있는 만큼 불출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거듭 얘기하지만 퇴직금은 정당하게 받은 것이다. 아량을 베풀어 준다면 연체채권 정리 등 오랫동안 농협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다시 한 번 영동농협을 반석 위에 올려놓고 싶다”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없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영동농협 상임이사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심각한 인물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장 상임이사(60)와 이대길(58) 경제상무, 김동춘(64) 황간농협 상임이사 등 3명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저마다 취약점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정년퇴임을 앞둔 이대길 영동농협 경제상무는 농협대학 출신이라는 점에서 ‘브레인’으로 평가받고 있고, 평소 소탈한 성격과 폭넓은 대인관계를 장점으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감정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100억 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부동산업자 A 씨와 감정평가사 B 씨가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당시 심의선상에 놓여있던 임원이었다는 점에서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동춘 황간농협 상임이사의 경우 지난 30여 년간 농협에서 근무한 뒤 6년여 동안 상임이사를 지내면서 이미 검증을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러나 같은 연령대의 농협맨들이 모두 퇴직한 상황에서 혼자만 너무 오랫동안 자리에 연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바람 잘 날 없는 영동농협이 처해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번 상임이사 선거를 제대로 치르고, 이참에 돈선거 등 그동안 제기돼 온 각종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비록 전임 조합장 시절에 발생한 부실채권이라고 하지만 그 피해가 조합과 4800여 조합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고, 금융기관이 돈선거 등 비리에 연루될 경우 농협의 이미지 훼손은 물론, 조합원들의 피땀 어린 혈한(血汗)을 담보로 어렵게 적립한 대손충당금을 허무맹랑한 빚잔치에 투입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조합원 이모(55·영동읍 부용리) 씨는 “100억 원대의 부실대출에 상임이사 선거과정에서의 금품살포 등 정상적인 금융기관이라고 보기 어려운 일들이 자행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온정주의에 휩싸여 어물쩍 넘어가서는 절대로 안 되며, 부정과 비리가 발 붙일 수 없도록 철저한 수사를 통해 선거비리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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